변호사 사무실은 왜 이렇게 연락이 안될까요?

 

"저 오늘 없다고 해주세요~~"

 

10년간 다니던 변호사사무실에서 자주 목격하던 얘기다. 변호사사무실을 그만 두고 개인 사무실을 오픈한 지 10년이 넘었으니, 이 얘기 역시 10년이 훨씬 더 지난 얘기다. 10년 다니는 동안 나는 한 번도 이런 주문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직원 (Legal Assistant) 들 또는 변호사들이 리셉션 데스크에 이런 주문을 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로펌의 오너인 대표변호사님도 그랬으려나? 대표변호사가 그러하니 너도나도 흉내를 내는걸까?

 

일이 얼마나 바빴으면 거짓말까지 하면서 본인이 담당하고있는 클라이언트들의 전화를 이렇게 회피하는걸까?

아니면, 이 날은 손님과 대화를 나누고싶은 기분이 아니어서?

그것도 아니면, 까다로운 진상 손님이 전화할 예정이어서?

 

그 직원의 업무량이나 상황을 정확하게 모르니 어쩌면 근거없는 오해일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몇몇 직원들의 태도 때문에 변호사사무실 전체의 신뢰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변호사한테 연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느니, 대통령 만나기 보다 더 어렵다느니, 또는 변호사사무실 문턱이 너무 높다느니...흔한 손님들의 넋두리가 이 때문에 나오는게 아닐까싶다.

이런 일반의 의식은 비단 어느 변호사사무실 할 것 없이 대부분 그렇다는 평을 받는, 이제는 보편적인 얘기가 돼버렸다.

 

이럴 때 전화를, 문자를, 손님의 연락을 척척 잘 받아주는 로펌이라면 크게 성공할 수도 일을텐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려나?

 

그래서 로펌을 떠나면서 개업하는 변호사나 Paralegal 들은 모두 나가면 아주 열심히 손님들 전화를 받아야지, 하는 결심을 한다. 웹사이트 홈페이지에도 "문턱을 낮춘 변호사"라는 모토를 내세우거나, 심지어 "24시간 상담"이란 비현실적인 약속을 앞세우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사실 24시간 상담은 불가능하다. 가끔 손님들 중에도 평일 주말 저녁시간 구분없이 카톡을 보내고 전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당장의 답을 기대하는건 아닐 수도 있다. 나중에 문의하면 잊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우선 톡이라도 남겨놓겠다는 생각이 대부분일거다.

 

손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케이스를 맡아줄 변호사나 대행업체를 선택할 때 "연락이 잘 되고 항상 친절하게 답을 잘 해줘서"...라는게 가장 결정적인 이유라고들 말한다. 온라인 리뷰에 보면 다들 잘 한다 하고, 다들 강추한다고 하고...사실 누가누군지 구분도 잘 안되는 상황에서 이런 얘기들만으론 신뢰가 가지 않는다.

 

실제 우리에게 문의해온 손님들 중에는 상세한 답변을 해드린 뒤 얼마간 소식이 끊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후 케이스를 맡기겠다고 다시 연락해온 손님들 대부분의 얘기는 몇 군데 변호사들도 알아봤는데 연락이 잘 되지 않아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얘기들을 한다.

 

이주공사나 대행업체는 변호사가 아니라 선뜻 케이스를 맡기기엔 뭔가 좀 불안하고, 변호사는 연락이 잘 안돼서 답답하고... 의뢰인들 대다수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등을 겪어야 하는 상황을 적어도 한 번쯤은 경험해봤다고들 한다.

 

이민 케이스는 의뢰인과 그 가족의 인생을 결정하는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막중대사다. 그 만큼 손님들은 예민해질 수밖에 없고, 그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진행하지 않으면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그런 만큼 손님으로부터 항상 닿을 수 있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최고의 이민 전문가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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